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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장려 보조금? :: 2004/02/04 20:51
[노트북을 열며] 정관 풀면 健保 혜택?
"마음놓고 애를 낳으세요. 노무현이 키워드리겠습니다."
盧대통령은 2002년 대선 때 이렇게 약속했다. 공약(空約)인 줄 알았더니 웬걸. 정부가 최근 출산 장려 대책을 속속 내놓고 있다. 출산 축하금.아동수당 신설, 출산 전후 휴가 급여 및 보유재정 지원 확대 등-. 코미디 같은 묘안도 들어 있다. 정관(난관) 복원 수술을 하는 사람에게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방안이 대표적인 예다. 아이를 그만 낳기 위해 묶었던 정관을 풀어 이을 경우 환자의 부담을 크게 줄이겠다는 것이다. 대신 묶으면 보험을 적용하지 않겠단다.
왠지 정부가 너무 서두르는 모습이다. 출산 감소가 화급한 문제이긴 하다. 세계 최저 수준인 출산율을 이대로 두면 생산가능 인구가 줄어 경제성장률이 둔화하고 노인에 대한 사회적 부양 부담이 커진다. 출산과 양육을 개별 가정이 모두 책임지는 현실에서 사회가 공동 부담하겠다는 인식의 전환도 절실하다.
하지만 대책에도 순서와 단계가 있을 텐데 단박에 모든 걸 돈으로 해결하려 든다. 선거용이라는 의혹도 일고 있다. 저(低)출산의 원인이 온통 돈 때문이라는 위기감마저 조성하고 있다. 문제의 핵심을 비켜가고 있다는 얘기다.
그럼 왜 여성들은 '출산 파업'을 강행하는가. 자아실현이나 부부끼리 잘 살자는 신세대적 삶의 영향이 클 것이다. 하지만 정말 절박한 이유는 아이 키우기가 겁나기 때문이다. 취업 여성의 경우 출산 전후 휴가나 육아휴직을 맘대로 이용할 수 없다. 여성 두명 중 한명은 출산한 뒤 직장을 그만둔다.
육아시설만 해도 그렇다. 아이를 믿고 맡길 만한 보육시설이 그리 많지 않다. 맡길 필요가 있는 아동의 60%가량만이 보육시설을 이용한다. 그나마 괜찮은 보육시설엔 정원의 몇배가 되는 대기자가 2~3년씩 줄을 선다.
학교 교육은 어떤가. 엄마가 챙겨야 할 일이 너무 많다. 지난해 3월 서울 Y초등학교(사립) 1학년 학부모 회의 때 있었던 일이다. 학급 대표 엄마를 맡으려는 사람이 너무 많자 담임교사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둘째 아이가 있으신 분은 아무래도 전념하기 힘드니까 되도록이면 외동아이를 키우시는 분으로 했으면 하는데요." 직장이 있는 엄마도 찬밥 신세였다.
수험생을 둔 엄마는 등골이 휜다. 아예 '로드 매니저' 또는 '입시 컨설턴트'로 나서야 한다. "공부는 아이가 하는 것이지 엄마가 신경 쓴다고 잘되나"하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전업주부 어머니를 둔 학생이 맞벌이 가정보다 서울대에 네배가량 많이 들어간다는 연구 결과도 나오지 않았는가. 이러니 애를 잘 기를 수 있는 부유층마저 출산을 꺼린다. 자영업을 하는 崔모(35.서울 천호동)씨. 월 가계 수입이 1천만원가량인 그는 둘째 아이를 가질 엄두를 못 낸다. 첫째 아이(10)는 친정 어머니가 키웠지만 둘째는 키울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그에게 출산 축하금이나 아동수당을 몇푼 주고 애를 낳으라고 하면 실정을 몰라도 한참 모르는 얘기다. 설사 저소득층 위주로 보육비를 지원한다 해도 언 발에 오줌 누는 격이다.
보육.교육 여건 개선 등 종합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보육의 질을 높이고 사교육비가 많이 안 들도록 교육 시스템을 확 뜯어고치는 일이 최선의 '저출산 대책'이다. 특히 보육정책을 단지 아동.여성뿐 아니라 인구.노동 정책 등과 연계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시급하다.
대부분의 부모는 정부가 아이를 키워 주길 바라지 않는다. 제대로 키울 여건만 조성해 주길 원할 뿐이다.
어렵고 급할수록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박의준 정책기획부장
-중앙일보 2004.2.4일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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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뉴스에서 정부가 출산장려를 위해 출산지원금, 보조금 정책을 쓰겠다는 발표를 듣고 정말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른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마침 공감하는 글을 읽게 되어 올려본다.
물론 출산율 저하로 미래 노동인력 저하, 노년인구 부양부담 증가 등 문제점이 예상되는 것, 그리고 이에 대한 정부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에는 공감한다. 하지만 늘 그렇듯 그 근본적이고 핵심적인 원인을 파악하지 못한 수박 겉핥기식 처방을 내 놓는 정부의 정책에 또 한번 혀를 찼다.
왜 출산율이 저하되고 있는지를 곰곰히 생각이나 해 보았는지 의문스럽다. 출산율 저하는 요 몇년 새 세계경제 불황과는 상관없이 십여년 전부터 발생해 온 트렌드이다. 구미 선진국에서는 더 오래 전부터 나타난 현상이다. 그럼 그 원인은 무엇인가?
삶의 질을 중시하는 생활양식의 변화, 절대인구의 노동력이 중요한 농경시대, 초기 산업화 시대와는 달리 이제는 절대인구의 노동력보다는 노동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라는 기술과 관리의 문제가 중요시되는 후기 산업화시대로 접어들면서 많이 낳아 기르는 것보다는 적게 낳아 잘 키우는 출산/육아 관념이 널리 퍼지게 된 것이다. 그 결과 자녀의 양육비, 교육비 증가가 발생하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게다가 여성의 사회진출이 증가하는 것에 반해 그만큼의 출산, 육아 등에 있어 사회적 대처와 복지는 따라주지 못하니 독신을 선호하는 미혼여성의 증가와 출산기피 등이 따르는 것 아니겠는가?
이런 근본적 원인을 고려한다면 위 칼럼의 저자가 지적했듯이 출산지원금 보조 등은 미봉책에 불과한 것이다. 좀 더 종합적인 사회적 여건 개선이 필요하다. 당장 생계비 걱정을 하는 가정에서는 아이를 낳아 보조금을 받아볼까 하는 맘에 귀가 솔깃할 수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과연 그런 가정이 몇이나 될까? 아이를 낳아 기르는 것이 돈 몇 푼의 지원금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닐 뿐 더러, 우리나라 같은 경우 엄청난 사교육비로 가계생계의 허리가 휘어지는 마당에 이 정책이 얼마나 실효성을 지닐지 의문이다. 그 정책에 배정된 돈으로 차라리 출산과 육아 휴직과 취업여성의 고용안정 촉진 및 널뛰기 하는 교육제도 안정확립에 지출을 하는 게 장기적이고 근원적 관점에서 더 실효성 있는 정책이 아닐까 싶다.
비단 이 문제 뿐 만이 아니다. 이제껏 정부가 내 놓은 실패한 정책들의 배후에는 언제나 문제의 핵심을 건드리지 못한 채 피상적이고 단기적인 어찌보면 원시적인 수준의 대책들만 있었을 뿐이다. 에휴 =3
"마음놓고 애를 낳으세요. 노무현이 키워드리겠습니다."
盧대통령은 2002년 대선 때 이렇게 약속했다. 공약(空約)인 줄 알았더니 웬걸. 정부가 최근 출산 장려 대책을 속속 내놓고 있다. 출산 축하금.아동수당 신설, 출산 전후 휴가 급여 및 보유재정 지원 확대 등-. 코미디 같은 묘안도 들어 있다. 정관(난관) 복원 수술을 하는 사람에게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방안이 대표적인 예다. 아이를 그만 낳기 위해 묶었던 정관을 풀어 이을 경우 환자의 부담을 크게 줄이겠다는 것이다. 대신 묶으면 보험을 적용하지 않겠단다.
왠지 정부가 너무 서두르는 모습이다. 출산 감소가 화급한 문제이긴 하다. 세계 최저 수준인 출산율을 이대로 두면 생산가능 인구가 줄어 경제성장률이 둔화하고 노인에 대한 사회적 부양 부담이 커진다. 출산과 양육을 개별 가정이 모두 책임지는 현실에서 사회가 공동 부담하겠다는 인식의 전환도 절실하다.
하지만 대책에도 순서와 단계가 있을 텐데 단박에 모든 걸 돈으로 해결하려 든다. 선거용이라는 의혹도 일고 있다. 저(低)출산의 원인이 온통 돈 때문이라는 위기감마저 조성하고 있다. 문제의 핵심을 비켜가고 있다는 얘기다.
그럼 왜 여성들은 '출산 파업'을 강행하는가. 자아실현이나 부부끼리 잘 살자는 신세대적 삶의 영향이 클 것이다. 하지만 정말 절박한 이유는 아이 키우기가 겁나기 때문이다. 취업 여성의 경우 출산 전후 휴가나 육아휴직을 맘대로 이용할 수 없다. 여성 두명 중 한명은 출산한 뒤 직장을 그만둔다.
육아시설만 해도 그렇다. 아이를 믿고 맡길 만한 보육시설이 그리 많지 않다. 맡길 필요가 있는 아동의 60%가량만이 보육시설을 이용한다. 그나마 괜찮은 보육시설엔 정원의 몇배가 되는 대기자가 2~3년씩 줄을 선다.
학교 교육은 어떤가. 엄마가 챙겨야 할 일이 너무 많다. 지난해 3월 서울 Y초등학교(사립) 1학년 학부모 회의 때 있었던 일이다. 학급 대표 엄마를 맡으려는 사람이 너무 많자 담임교사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둘째 아이가 있으신 분은 아무래도 전념하기 힘드니까 되도록이면 외동아이를 키우시는 분으로 했으면 하는데요." 직장이 있는 엄마도 찬밥 신세였다.
수험생을 둔 엄마는 등골이 휜다. 아예 '로드 매니저' 또는 '입시 컨설턴트'로 나서야 한다. "공부는 아이가 하는 것이지 엄마가 신경 쓴다고 잘되나"하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전업주부 어머니를 둔 학생이 맞벌이 가정보다 서울대에 네배가량 많이 들어간다는 연구 결과도 나오지 않았는가. 이러니 애를 잘 기를 수 있는 부유층마저 출산을 꺼린다. 자영업을 하는 崔모(35.서울 천호동)씨. 월 가계 수입이 1천만원가량인 그는 둘째 아이를 가질 엄두를 못 낸다. 첫째 아이(10)는 친정 어머니가 키웠지만 둘째는 키울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그에게 출산 축하금이나 아동수당을 몇푼 주고 애를 낳으라고 하면 실정을 몰라도 한참 모르는 얘기다. 설사 저소득층 위주로 보육비를 지원한다 해도 언 발에 오줌 누는 격이다.
보육.교육 여건 개선 등 종합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보육의 질을 높이고 사교육비가 많이 안 들도록 교육 시스템을 확 뜯어고치는 일이 최선의 '저출산 대책'이다. 특히 보육정책을 단지 아동.여성뿐 아니라 인구.노동 정책 등과 연계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시급하다.
대부분의 부모는 정부가 아이를 키워 주길 바라지 않는다. 제대로 키울 여건만 조성해 주길 원할 뿐이다.
어렵고 급할수록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박의준 정책기획부장
-중앙일보 2004.2.4일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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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뉴스에서 정부가 출산장려를 위해 출산지원금, 보조금 정책을 쓰겠다는 발표를 듣고 정말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른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마침 공감하는 글을 읽게 되어 올려본다.
물론 출산율 저하로 미래 노동인력 저하, 노년인구 부양부담 증가 등 문제점이 예상되는 것, 그리고 이에 대한 정부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에는 공감한다. 하지만 늘 그렇듯 그 근본적이고 핵심적인 원인을 파악하지 못한 수박 겉핥기식 처방을 내 놓는 정부의 정책에 또 한번 혀를 찼다.
왜 출산율이 저하되고 있는지를 곰곰히 생각이나 해 보았는지 의문스럽다. 출산율 저하는 요 몇년 새 세계경제 불황과는 상관없이 십여년 전부터 발생해 온 트렌드이다. 구미 선진국에서는 더 오래 전부터 나타난 현상이다. 그럼 그 원인은 무엇인가?
삶의 질을 중시하는 생활양식의 변화, 절대인구의 노동력이 중요한 농경시대, 초기 산업화 시대와는 달리 이제는 절대인구의 노동력보다는 노동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라는 기술과 관리의 문제가 중요시되는 후기 산업화시대로 접어들면서 많이 낳아 기르는 것보다는 적게 낳아 잘 키우는 출산/육아 관념이 널리 퍼지게 된 것이다. 그 결과 자녀의 양육비, 교육비 증가가 발생하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게다가 여성의 사회진출이 증가하는 것에 반해 그만큼의 출산, 육아 등에 있어 사회적 대처와 복지는 따라주지 못하니 독신을 선호하는 미혼여성의 증가와 출산기피 등이 따르는 것 아니겠는가?
이런 근본적 원인을 고려한다면 위 칼럼의 저자가 지적했듯이 출산지원금 보조 등은 미봉책에 불과한 것이다. 좀 더 종합적인 사회적 여건 개선이 필요하다. 당장 생계비 걱정을 하는 가정에서는 아이를 낳아 보조금을 받아볼까 하는 맘에 귀가 솔깃할 수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과연 그런 가정이 몇이나 될까? 아이를 낳아 기르는 것이 돈 몇 푼의 지원금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닐 뿐 더러, 우리나라 같은 경우 엄청난 사교육비로 가계생계의 허리가 휘어지는 마당에 이 정책이 얼마나 실효성을 지닐지 의문이다. 그 정책에 배정된 돈으로 차라리 출산과 육아 휴직과 취업여성의 고용안정 촉진 및 널뛰기 하는 교육제도 안정확립에 지출을 하는 게 장기적이고 근원적 관점에서 더 실효성 있는 정책이 아닐까 싶다.
비단 이 문제 뿐 만이 아니다. 이제껏 정부가 내 놓은 실패한 정책들의 배후에는 언제나 문제의 핵심을 건드리지 못한 채 피상적이고 단기적인 어찌보면 원시적인 수준의 대책들만 있었을 뿐이다. 에휴 =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