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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 2008/06/18 15:01

아직 제출해야 할 페이퍼가 남아있으나, 잠깐 주어진 여유를 만끽하고자
광화문 교보문고에 들렀다.
책과 CD를 사고 버스를 타기 위해 나오는데, 아.. 여기가 참 거기지...란 생각이 문득 들었다.
컨테이너 박스로 쌓은 '명박산성'은 사라졌지만,
여전히 저녁이 되면 전경차로 저렇게 장벽을 만드나 보다.
저 장벽을 보면서 드는 첫 느낌이 "깝깝"이었다.
현 정부에 느껴지는 감정이 고스란히 투영된 느낌이었다.
세종로는 내가 좋아하는 길 중 하나다.
충무공 이순신의 동상, 쭉 뻗은 도로, 그 뒤로 시원하게 펼쳐진 북악산 풍경,
그렇게 아름다운 길을 저런 고철덩어리로 저렇게 무식하게 막아놓다니...
나는 길을 좋아한다.
여행을 가서도 내가 흠뻑 매료되는 것 중 하나는 도시와 시골의 '길'이다.
왜 그렇게 내가 길을 좋아할까를 생각해 봤는데,
길은 나에게 있어 소통을 의미하기 때문이었다.
다른 미지의 장소와의 소통, 다른 사물과의 소통, 그리고 무엇보다 다른 사람과의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통로이기에 길을 좋아하고, 길을 걷는 것을 좋아하는 것이다.
그런데 저렇게 길을 막아놓았으니, 과연 소통이 가능하겠나 싶은 생각이 든다.
이 앞쪽에 서 있는 시민들의 눈에 비친 저 길의 풍경은
저 뒤쪽에서 이쪽을 바라보는 사람의 눈에 비친 길의 풍경과 분명 다를 것이다.
현 정부가 생각하는 소통과 국민이 생각하는 소통의 의미가 다른 것만큼
저 전경차 장벽의 앞과 뒤 길의 풍경도 얼마나 다를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씁쓸한 마음을 안고 집으로 돌아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