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버스 기사님 :: 2008/11/24 22:43

오늘 아침 버스를 타고 가는 중이었다.
자전거를 탄 할머니께서 갑자기 보도블럭과 도로 사이로 끼어들어오시는 바람에 큰일이 날 뻔 했다.
그런데 버스 운전 기사분께서 갑자기 버스를 세우고 황급히 내리시기에 진짜 사고라도 난 줄 알고 조마조마 했다. 나는 앞쪽 좌석에 앉아 있던지라 몸을 돌려 밖을 내다 보았다.
성큼 성큼 다가가는 기사 아저씨의 뒷모습이 보이고 할머니가 겁에 잔뜩 질려 죄송합니다를 연발하시며 두 손으로 싹싹 빌고 있었다. 별 생각이 없었는데 겁에 질리신 할머니 표정을 보고 저 할머니 한소리 들으시겠구나.. 싶었다. 그런데 할머니께 다가간 기사 아저씨는 할머니 몸을 살피시며 어루 만져 주고 계셨다. 미소를 머금고 놀라지 않으셨냐며 싹싹 비는 할머니의 두 손을 잡아주시는 것이 아니신가... 할머니도 어느새 경계를 푸시고 얼굴에 환한 미소를 짓고 계셨다.
난 그 두 분의 모습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나 말고도 그 버스에 탄 승객 모두 그 광경을 보며 나와 같은 느낌을 가졌을 것이다.
할머니를 안심시키고 버스로 오르신 기사 아저씨의 말씀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자전거가 갑자기 끼어드는 바람에.. 출발하겠습니다."

보통 이런 일이 생기면 운전 기사 아저씨들은 화를 내면서 또는 욕을 하면서 그냥 지나쳐 가거나
버스에서 내려서 호통 치기 마련이다. 그런 모습을 보는 승객들도 마음이 조마조마하고 불편해진다.
그래서 할머니도 버스가 서고 기사 아저씨가 내려오시자 겁에 질려 두 손 싹싹 비셨던 것일 게다.
하지만 대반전!!!
이 기사 아저씨께서는 인간 존중 사상을 몸소 실천하시는 분이셨던 것이다. ^^
할머니의 명백한 잘못인데도 불구하고, 또 할머니께서 다치신 것도 아닌데도 굳이 버스를 세우시고 내려서 할머니의 안전을 살피시고 안심을 시키신 것이었다.
그런 일이라면 5분 10분을 기다려도 괜찮은 일이었다.

너무나 아름다운 기사 분의 마음 씀씀이에 진한 감동을 받은 훈훈한 아침이었다.
오늘은 버스에서 내리면서 더욱 더 큰 소리로 "감사합니다"를 외쳤다.

2008/11/24 22:43 2008/11/24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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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008/12/06 17:11 | PERMALINK | EDIT/DEL | REPLY

    간만에 마음 따뜻해지는 얘기다 - 인터넷에서 이런 좋은 얘기를 더 자주 접할 수 있었으면 참 좋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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