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 2008/10/16 05:17



하워드 가드너 작, <열정과 기질>

영문판 제목인 Creating Mind에서 볼 수 있듯이 창조성에 관한 책이다.
구입은 2년 전에 했는데, 어쩌다 보니 고이 모셔 두었다가 이제서야 읽어보게 되었다.
프로이트, 아인슈타인, 피카소, 스트라빈스키, 엘리엇, 마사 그레이엄, 간디 등 7인의 거장의 삶과 작품 또는 활동을 통해 창조성의 본질과 조건을 밝힌 책이다. 다중지능이론의 창시자답게 저자가 연구의 대상으로 삼은 7명은 다양한 분야에서 두드러진 천재성을 보인 사람들이다.

10월은 노벨상 수상자 발표 시즌이다. 10월이 되자 각 분야의 노벨상 수상자들이 연일 발표되고 있다.
얼마 전 노벨 물리학상과 화학상 분야에서 무려 네 명의 일본인이 수상을 하게 되었다는 기사가 났다. (물론 이 중 한명은 미국 대학의 교수이니, 일본이라는 나라의 지원을 받았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사촌이 땅을 사도 배가 아프다는 한국인...이웃 나라 일본에서 한 해에 노벨상 수상자가 대거 배출된 것을 보고 엄청 배가 아팠을 것이다. 게다가 그 나라는 다른 나라도 아니고 일본이지 않은가? 참 객관적으로 보면 수준 차이가 엄연히 존재하는 상대인데, 일본을 자기와 동급 취급하고, 심지어 무시까지 하는 나라는 대한민국 밖에 없을 것이다..기사의 댓글을 열어보지는 않았지만, 분명 "일본도 저렇게 노벨상 수상자가 줄줄이 나오는데, 한국은 뭐하는 거냐?" 이런 류의 댓글이 엄청 달렸을 것이다. 물론 그 와중에 대학 서열 논쟁이니 인신 공격이니 샛길로 벗어나서 게시판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는 네티즌도 분명 있었을 테지만. ㅡ.ㅡ;;

물론 우리 나라에서도 노벨평화상 수상자를 배출하기는 했지만, (그리고 시인 고은씨가 몇 번 문학상 후보에도 올랐지만) 아마도 우리 국민의 염원은 과학 분야에서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는 것일게다. 그토록 이공계 기피 현상이 심한데도, 한편으로 과학 분야의 노벨상 수상을 원하는 것도 참 아이러니한 일일 것이다.
그러고 보면 과학 올림피아드나 수학 올림피아드에서 상위권을 휩쓰는 건 죄다 한국 애들인데, 얘네들은 어디로 갔을까? 그런 점에서 하워드 가드너의 <열정과 기질> 중에 나오는 다음 내용은  우리 나라의 현실을 적절히 반영해 주는 내용인 듯 하다.

... 나는 유전적이고 신경 생물학적인 요소가 신동의 출현이라는 현상에 중요한 함의를 지닌다고 생각한다. 모차르트와 체스 선수인 바비 피셔, 그리고 수학자 칼 가우스의 신경계 구조나 기능에는 고른 음의 패턴이나 체스 말의 배치, 혹은 숫자 결합의 가능성을 어린 나이부터 불가사의할 정도를 쉽게 터득할 수 있는 무엇인가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신동이 신경해부학적으로 타고 난 존재라는 사실에 주목하는 사람들도 거기에는 문화적인 측면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데이비드 펠드먼이 설명하듯이, 신동이 재능을 보여주어야 하는 영역이란 이미 해당 문화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는 분야이고 최소한 그 아이의 행동이 사람들의 이목을 끌 수 있는 분야인 것이다....
  신동의 출현은 특정 분야에 대한 어떤 문화권의 관심과 지원 이외에도, 언제나 여러 요인들이 '우연히 맞아 떨어져야(co-incidence)' 가능한 현상이다. 그러니까, '재능이 갖춰진' 아이그 분야에 '우호적인 문화' 뿐만 아니라, 풍부한 사회적 지원이 필요하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우리 나라의 이공계 현실이 떠올랐는데, 이공계에 비우호적인 문화와 사회적 지원의 부재가 과학 분야에서 재능이 갖춰진 수 많은 아이들을 사장시키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노벨상은 한 개인의 천재성이나 노력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것이다...

2008/10/16 05:17 2008/10/16 05:17
Trackback Address :: http://kimhyeyoung.com/trackback/304
Name
Password
Homepage
Secret
< PREV |  1  |  ...  45  |  46  |  47  |  48  |  49  |  50  |  51  |  52  |  53  |  ...  271  |  NEX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