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버리 초심 상담자'에 해당되는 글 3건
행동하는 결단 :: 2009/07/06 16:45
"성공한 사람은 결단이 빠르고 마음이 천천히 바뀐다.
실패한 사람은 결단이 느리고 마음이 빨리 바뀐다."
- 폰더 씨의 실천하는 하루 中
상담 중인 고 2 남학생이 있다.
만화가가 꿈이다. 꿈을 이루기 위해 대학의 애니메이션학과를 가고 싶은데 공부를 워낙 안해 걱정이다.
최근에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경각심을 갖게 되었으나 변화는 더디다.
지금 이 상태로는 안된다는 생각도 있고, 걱정도 있지만 늘 심드렁하게 같은 말만 되풀이하는 무기력한 상태이다.
상담 끝날 때마다 뭔가 결심한 듯한 모습을 보이고 나와 약속을 하지만 늘 제자리이다.
지난 토요일 상담 중에 문득 지친다는 느낌을 받았다.
변화를 꾀하기 위해 그 친구의 심정이나 생각을 자각하도록 질문을 하는데..
'나도 못하는 걸 얘한테 시키고 있구나...'란 생각이 들며 맥이 자꾸 풀리는 것이다.
제자리 걸음인 이 친구의 모습이 내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느낌이 들었다.
생각만 있고 행동으로는 옮기지 않는 모습.
이 친구에게 변화를 유도하려는 내가 마뜩치 않았다.
확신도 들지 않았다.
이 내담자가 오기 전 읽고 있던 책의 구절이 자꾸 맴돌았다.
이 친구에게 말했다.
"실천하는 것이 참 어렵지? 나도 참 어렵다. 네가 오기 전 책의 한 구절을 읽었는데, 나한테도 많이 와닿았어."
그러면서 이 구절을 보여주며 읽어주었다.
내담자의 얼굴에 변화가 보였다. 눈 밑이 살짝 실룩거렸다.
"무슨 생각 하니?"
"실패한 사람."
"누구"
"저요. 제 얘기에요. 이런 생각은 못해봤는데..."
...
다른 사람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 나의 직업이지만
그 과정에서 내 자신을 되돌아보게 된다.
물론 상담자가 열정적이지 않다고 해서 상담을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상담자가 확신과 열정으로 꿈틀대는 마음을 갖고 있을 때
진정으로 내담자의 변화를 함께 도모할 수 있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내 자신이 변화해야 한다.
변화의 고비에서 주춤거리고 있는 현재 나의 모습으로 답답한 요즘이다.
나의 많은 내담자들처럼...
생각은 너무 많은데 실천은 부재 중.
나의 내담자 뿐 아니라 나 자신도 '행동하는 결단'이 절실히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상담의 가장 큰 매력 :: 2009/06/11 22:56
때로는 더디기도 하고, 답답함도 있지만
상담의 가장 큰 매력은
한 사람의 변화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순간만은 감동으로 눈물이 글썽 글썽...
창피해서 눈물을 참으려 애쓰지만
눈동자가 촉촉해지는 건 막을 수 없다.
내가 이렇게 눈물이 많은 사람이었나...
이 느낌 때문에 내가 상담을 놓으려 해도 잘 안되는게지.
내담자를 보는 것 :: 2008/05/05 23:39
이 내담자(client)의 문제는 뭘까? 이 문제는 어디서 왔을까?...
상담을 하다보면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곤 한다.
그런데 갑자기 든 생각...
예전에 알고 지냈던 한 의사 선생님이 하신 말씀이 떠오른다.
좋은 의사는 환자가 가진 병을 보는 것이 아니라, 병을 가진 환자를 보는 것이다.
나 역시
내담자가 가진 문제를 보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가진 내담자를 봐야함을
문득 깨닫게 되는 순간이 있었다.
입으로는 내담자의 전체성을 존중하는 것처럼 말하면서 실제 상담에서는 내담자의 핵심 문제에만 접근하려 애썼던 것이다.
내담자가 가진 문제를 보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가진 내담자를 보는 것.
그 내담자가 가진 고유성을 인정하고 수용하는 것.
그 사람을 그 자체로 존중하는 것.
그 문제를 가지고 힘들어 하는 그 마음을 이해해 주는 것.
상담을 중반까지 하다 보니 깨닫게 된 것들이었고,
이를 깨닫고 상담에 임하니 내담자를 바라보는 나의 마음과 눈이 좀 더 여유로워짐을 느끼게 되었다.
그래도 상담은 어렵다... ^^;



